국민일보

“나를 아빠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뮤지컬 ‘루카스’, 생명의 가치·사랑의 기적 일깨워

글|국민일보 김아영 기자

모두의 기다림 속에 태어난 아기가 15분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판정을 받는다면 부모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지난 1일 서울 대학로 쇳대박물관 작은극장 광야의 무대에 오른 뮤지컬 ‘루카스’는 짧고 눈부신 삶을 통해 생명의 가치, 사랑의 기적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감동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2001년 6월 캐나다 토론토의 발달장애인 공동체 ‘라르쉬 데이브레이크’의 장애인 부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이 부부는 이미 두 번의 유산을 경험했고 세 번째 임신한 아기마저 두개골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뇌가 밖으로 빠져나오는 선천적 기형 ‘뇌막류’를 진단받은 상태였다. 의사는 어차피 자가 호흡이 불가능해 아기가 태어나자 죽을 거라고 낙태를 권유한다.


청천벽력 소식 앞에 부부는 아기에게 ‘루카스’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아기와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린다. 15분밖에 살지 못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기적처럼 17일 동안 생을 이어간다. 아기의 장례식장에서 7살 지능의 장애인 아빠는 이렇게 말했다.

“내 아들 루카스, 나를 아빠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이 작품에는 실제 루카스 이야기에 한국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우’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덧붙여 몰입도를 높였다. 2006년 초연 당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과 함께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앙코르 공연으로까지 이어졌다. 김수경 작가, 김종천 작곡가가 대본과 음악 등에 참여했다. 공연은 오는 6월 1일까지 진행된다.


이 작품이 생명이 가치를 잃은 현시대에 크리스천뿐 아니라 복음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우리의 어떤 모습이든 있는 그대로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 각자가 하나님의 ‘루카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